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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케언즈] 나만의 작은 낙원 그린 아일랜드(Green Island)에서의 5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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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때 시드니에서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케언즈의 친구들과

그린아일랜드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랬다면 나의 워홀은 어땠을까..

물론 그랬어도 나름의 추억을 만들며

재밌게 지냈으리라 믿지만

그래도 그때의 선택은 내 인생의 일부를

가장 행복하고 반짝이게 만들어 주었다.

-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나의 그린아일랜드

매일아침 설레며 자전거를 달려 선착장에 도착.

8시면 출근배에 올랐다.

고된 노동에도 친구들이 있어 늘 웃으며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그린아일랜드의 나날...

오늘 바다는 어떤 색일까? 어떤 손님들을 만날까?

설레이는 출근길..

물론 매일이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날이면

하루종일 너무 시달려

당장이라도 쓰러져 잠들어 버릴듯 녹초가 되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진상 손님들 때문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출근길과 퇴근길의 예쁜 바다만 보면

그냥 모든 부정적이고 불편한 기분들이

다 날아가버리고 어김없이 행복이 되살아났다.

멋진 스탭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행복했던 곳.

일을하다 실수를 저질러

연거푸 사과하며 어쩔 줄 몰라하면

그 모습에 더 어이없어하며

"왜 그리 심각해? 그럴수도 있지! 괜찮아 괜찮아~"

라고 호탕하게 웃어넘기는,

한국과 일본에서와는 확연히 다른

동료들과 매니저의 태도에 문화충격을 받아

적잖이 당황하고 감동받기도 했었다. 

오늘은 어떤 물고기를 만날까?

바다 거북이가 물위로 떠오르는 걸 볼 수 있을까?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출퇴근길에 하는 '생각'이다.

발목까지밖에 오지 않는

얕은 해변가까지 상어가 나타나고

다양한 열대어들과 가오리, 바다거북이까지..

매일매일 자연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

출퇴근 소요시간은 편도 1시간.

대부분은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다지만

3~4월에는 잦은 태풍으로 바다가 요동친다.

당시 2월에는 큰 태풍으로 인해

섬이 일주일간 고립되기도 했다.

3월 한달내내 파도가 어찌나 심한지

파도를 고려해 돌아돌아 가느라

2~30분씩 시간도 더 걸리고

높은 파도로 인해 좌우는 물론

상하로 끊임없이 곤두박질치는 배 때문에

손님들 대부분이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토하고 쓰러지고... 직원들도 반은 실신상태..

얼음을 물면 좀 났다고 해서

얼음을 물고 멀미약을 먹고

그래도 견디기 힘들어 마지막 한달간은

정말 출퇴근길이 공포 그 자체였다.


날씨에 따라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던

그린아일랜드의 바다

에메랄드빛, 하늘빛, 진청색, 진녹색 등

정말 다양한 색으로 변했다.

매일 보는 풍경이건만 늘 감탄하게 만들던

그린아일랜드의 바다 그리고 하늘...

그리고 자랑스럽도록 멋진 내 친구이자 동료들~

하나같이 개성 넘치고 성격 좋고

유머러스까지한 친구들이다.

내 청춘의 마지막 절정과도 같았던

케언즈 그린아일랜드의 추억...

그리고 찾아오는 진한 그리움... 

그들이, 그 시절이 너무도 그립다.

그럴때마다 떠오르는 의문이 있는데

여행을 하면 할수록 사무치게 그리운 이들이,

그리운 추억의 장소가 늘어가서 

마음이 많이 힘들어지는 거.. 이게 좋은걸까 나쁜걸까?

당연히 좋은거지!라던 친구의 답이 꼭 맞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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