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호주 뉴질랜드 로드트립] 남섬 트램핑 명소 아벨 타즈만 국립공원(Abel Tasman National Park)

본문

반응형

 넬슨에서 북서쪽의 험준한 산악지대를 넘어야 갈 수 있는 아벨 타즈만 국립공원은 한국인들에겐 생소하지만 전세계 여행객들 사이에선 이미 트램핑 명소로 유명한 지역이다. 또한 황금모래의 해변과 함께 호수같이 잔잔한 파도와 투명한 물빛을 가진 타즈만 해안에서 즐기는 씨카약은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무래도 길이 험하고 남섬에 워낙 갈 곳이 많다보니 혼자 동떨어진 이 곳을 그냥 스킵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조용한 사색이 필요하거나 트레킹을 즐긴다면, 또는 씨카약 명소를 찾아다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한 곳. (하지만 가능한한 여름에^^;)

 

 

 우리는 날씨운이 좋지 않았다. 일단 계절적으로 이미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보니 여행안내소에서 받은 책자에 나와있던 사진과는 상당히 다른 스산한 풍경이었다. 게다가 우리가 넬슨에서 향하던 날... 커브가 심한 고갯길을 통과하는 동안 줄곧 폭우가 쏟아져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작동시켜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그것도 모자라 심한 안개까지 꼈다. 정말 아슬아슬한 주행이었다.

 

 원래는 본격적으로 고갯길이 시작되기 전의 캠핑장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산을 넘을 생각이었지만 네비가 안내한 곳은 비포장 도로의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산길. 그나마 그 길도 점점 좁아지더니 바위들이 울퉁불퉁 나와있는, 차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등산길로 변해있었고 우리는 손에 땀을 쥐며 그 험한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 나와야만 했다. 그리고 할 수 없이 주차를 할만한 곳이 나올 때까지 계속 전진할 수 밖에 없었고 밤 10시 쯤이 되어서야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인 타카카에 도착, 그 곳 공용 화장실 앞 주차장에서 야영을 했다.

 

 

 다음날 트레킹 코스 중 일부를 걸어보기로 했다. 일단 안내소로 이동.

 여름이면 캠핑족들로 붐빌텐데 시즌이 아니어서 시설도 거의 폐쇄된 상태였고 안내소도 최소한으로만 운영되고 있었다.

 

 

 국립공원 안내지도라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던 안내소.

'지도라면 앞에 있는거 보면 돼'라며 안내소 앞에 크게 설치되어있는 지도를 가르킨다.ㅎㅎ 

충전을 못해 이미 배터리가 나간 스마트폰 대신 카메라에 지도 사진을 담아 이동했다.

 

 

일단 안내소 앞의 타타라누이 비치를 좀 감상한 후 코스트 트랙을 따라 Mutton Cave 까지 다녀...오기로 했으나 결국 Anapai Bay에서 돌아옴;;

 

 

타타라누이 비치는 주황색처럼 보이는 채도 강한 모래가 특이했다.

 

 

 코스트 트랙 출발점까지 가는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지도에서 보면 냇물을 건너게 되어있는데 황당하게도 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다리 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걷기로 했다. 물이 깊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무르다 보니 푹푹 빠져 결국은 운동화까지 젖을 수 밖에 없었다. 서늘한 날씨에 추위를 느끼며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포기는 할 수 없는!

 

 

 숲길을 좀 걷고 도착한 아늑한 해변 Anapai Bay.

 이동 중에 텐트를 짊어지고 트램핑 중인 여행자들도 몇 만났고 곳곳에 최근까지도 캠핑을 했던 흔적이 남아 있긴 했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 해변은 온전히 우리 차지였다.

 

 

 당시 호주 워홀을 마치고 다음 여정이 잡히지 않은 나와 호주 워홀 두번째 해를 어디서 보낼지 정하지 못한 친구는 이 곳에서 각자 조용히 자신의 인생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트래킹 겸 사색의 시간을 가진 후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골든베이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빨리 남쪽으로 내려갈 것인지 고민하다가 어차피 날씨가 좋지 않아 더 가 봐도 비슷한 풍경일 거란 생각에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타카카 마을로 돌아간 후 전날 밤 악천후 속에 고생하며 넘었던 고갯길을 넘어야했다.

 

 

 

 

 

 

 

 

 

 날씨만 좋았다면 더욱 아름다웠을 아벨 타즈만. 언젠가 여름날에 좋은 사람과 트램핑을 하러 다시 찾고 싶은 곳.

 

 

 커다란 장벽처럼 서있는 산맥을 보며 새삼 감탄을 연발했다. 전날에는 캄캄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우리가 이 길을 그 험난한 날씨를 뚫고 무사히 지나왔다니... 높은 곳에 멈춰서서 잠시 그 여정을 회상해 봤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한 웅장했던 그날의 장면은 내 마음 속에 담아 놓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