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도쿄의 요즘 가장 HOT한! 뜨는 동네 키요스미(清澄)

2016 일본여행/도쿄

by prana. 2016. 5. 17. 16:14

본문

반응형

내가 살던 때만해도 도쿄의 뜨는 동네라 함은 시모기타자와(下北沢)나 키치죠지(吉祥寺) 정도였다. 이미 그곳들은 '뜬' 동네가 되어버렸고 특히 키치죠지는 무려 도쿄에서 가장 땅값 비싼 동네가 되었다고... 나때만해도 그부근은 아직 조용하고 물가 싸고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는데 말이다. 10년이 지나도 변한거 하나 없어 보였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역시 한국만큼 극적인 변화는 아니어도 나름 조금씩의 변화가 보인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만난 친구들마다 차기 주자로 현재 뜨고 있는 가장 핫한 동네는 키요스미라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본정원도 있다니 안가볼 수 없지! 정원은 뭐니뭐니해도 비오는 날이 최고^^  특히 일본정원은 이끼가 특징이기 때문에 비오는날이라야 전체적으로 더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 일부러 비오기를 기다린건 아니었지만 어느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자 키요스미 정원이 떠올랐고 즉흥적으로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입장마감이 4시반. 시간이 얼마 없었다.

 

 

키요스미 정원과 맞닿아 있는 공원. 이 공원도 꽤 넓어 산책하기에 좋을 듯 하다. 이렇게 크고작은 공원이 여기저기 많이 있는 점이 일본의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 특히 삿뽀로는 정말 너무 예쁜 공원이 많아서 삿뽀로에 사는 동안은 삶의 질이 확 올라간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맡은 봄비 젖은 일본의 냄새. 향이나 소리와 함께 각인된 기억은 영상보다 몇배는 더 진하다. 이 차고 습한 도쿄의 공기에 연결된 많은 기억들이 동시에 살아나 갑자기 그리움과 반가움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그제서야 내가 일본에 왔으을, 이 공간을 얼마나 그리워 했었는지를 실감한다.  

 

비오는 오후 3시는 아무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구나.. 뭔가 기분좋은 쓸쓸함.

 

 

비에 쓸려 떨어져버린 벚꽃잎은 다행히 활짝 만개해본 다음이라 처량하지 않고 예뻤다. 비가오니 더 감수성 폭발이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슬픈 감정은 아님에 감사. 기분좋은 쓸쓸함 딱 그만큼!

 

 

다행히 문닫기전에는 도착했다. 입장료 150엔을 지불하고 후다닥 입장.

도쿄에 살면서, 정원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이 곳이 처음이라는 점에 스스로도 놀랐다. 에도시대 때부터 있었던 키요스미 정원은 그 규모나 정돈된 모습이 도쿄의 대표 정원이라할 수 있을 정도였다.(도쿄에 물론 신주쿠 교엔이나 메이지진구 등 많은 곳들이 있지만 정원이라기 보다는 공원에 속하므로 패스)

3대 정원에 속하는 미토의 가이라쿠엔, 가나자와의 겐로쿠엔에 갔을 때만큼이나 좋았다. 

 

 

역시 일본정원은 서양인들에게 특히 인기인 듯. 정원을 둘러보는 내내 독일 단체 여행객들 한무리에 섞여 그들의 크고 유별난 감탄사를 계속 들어야만 했다. 이전에는 독일인은 조용하고 정적인 이미지였는데 내가 마주치는 독일인들은 다들 꽤나 수다쟁이ㅋ 

 

커다란 연못을 둘러싼 산책길을 빙 둘러가며 감상할 수 있는 회유식 정원. 

 

 

다양한 모양의 매력적인 석등과 다리.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모양을 살려 꾸민 정원이 인상적이다.

 

 

 

 

 

 

 

 

 

 

 

 

가장 깊은 안쪽의 후원에는 커다란 벚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어찌나 크고 화려한지.. 마치 일본 시대극 만화에나 나올법한 비현실적인 자태였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벚꽃시즌이라 벚꽃과 함께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한 연한 잎들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각 계절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식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 가도 좋을 듯. 아마 지금쯤이면 더 예쁘고 다양한 꽃들이 색색이 피어 있지 않을까.

 

 

키요스미 동네가 뜨면서 골목골목 예쁜 카페들이 들어섰고 그러면서 점점더 유명해지고 있는 듯.. 마치 우리동네 망원동을 걷는 느낌도 살짝~카페 외에도 작은 공방이나 상점들이 있으니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내 원래 목적지는 이 곳. 브루보토루(Blue Bottle, ブルーボトル). 일본 첫 지점이자 로스터리 카페로 여기야말로 진짜 핫플레이스.

 

 

 

이런 궂은 날씨에, 교통 좋은 곳이 아닌 골목에 있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카페라 기념품으로 이 곳의 원두를 사가는 여행객들도 공항에서 많이 봤다. 이 곳의 커피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도 좋았지만 내가 비오는 날 정원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아늑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창밖을 바라보며 하루종일 노닥거리기. 이 날 난 조용하고 편안한 카페를 더 원했다.

 

 

옆 골몰 쪽에서 다른 마음에 드는 카페 발견. 옛 건물을 개조해 만든 후카다소(fukadaso, 深田壮) 카페.

 

 

고급스러운 빈티지 가구들로 꾸민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고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카페 같은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일본 카페의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Bar처럼 카운터석이 있다는 것. 혼자오는 단골 손님들이 주인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가 정말 좋다. 예전에 고모와 전주에서 카페를 했을 때 우리도 저렇게 카운터석이 있어서 지인들이 오면 일하면서 마주보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언젠간 다시 카페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정말 앙증맞은 치즈케익과 카푸치노 한잔이 총 만원이 넘는다는게 좀 그렇긴 했지만 난 오래 머물거니깐~ㅎㅎ 

 

 

 

 

사람에 치이는 대도시 도쿄 말고 진짜 도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나처럼 정원에 열광하는 이라면! 일본의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커피투어를 테마로 한다면! 모두 주저말고 키요스미로 향하길~

이 곳의 가장 가까운 역은 오오에도센(大江戸線)이나 한죠몬센(半蔵門線)의 키요스미시라카와(清澄白河) 역이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