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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1일째]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2017 마지막 방랑/카자흐스탄

by prana. 2017. 9. 2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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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한밤중까지 일을 한탓에 밤새 짐을 싸고 한숨도 못잔채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원래 즉흥적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편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로 준비가 안된 여행은 처음이다. 바로 전날 급하게 여행자보험을 들고 환전을 하고 배낭을 꾸리고.. 잠깐 다녀오는 것도 아니고 수개월을 예정으로 가는 여행인데 이대로 괜찮은 건지 머리속으로 배낭속 아이템들을 되새기며 만약 챙기지 않았을 경우 현지에서 대처방안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하느라 전주에서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안에서도 내 뇌는 쉴 틈이 없었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이번 여행을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난 건강히 잘 다녀올테니 그때까지 모두 부디 무탈하기를..



내가 탑승할 비행기는 에어 아스타나.
귀국일을 정하지 못해 티켓 예매를 못하고 있다가 편도 44만원의 저렴한 티켓이 있어서 결국 편도티켓을 구매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여서 저가항공인 줄 알았는데 카자흐스탄 국영항공사라고.
비행기도 새거고 서비스도 좋고 식사도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모든 손님에게 나눠주는 트래블킷이 마음에 들었는데 안에는 슬리퍼, 수면 안대, 귀마개, 칫솔치약, 볼펜 등이 들어있어 매우 유용했다.
다만... 인천 출발당시 이미 한시간 연착된 상태에서 탑승 후 피곤함에 잠들었는데 한참 자다 일어나니 아직도 그자리.. 총 2시간이 딜레이된 후에야 출발했다.;;​



드디어 발을 디딘 미지의 땅 카자흐스탄.
이제 막 엑스포가 끝난 시기여서 아직 그 열기가 식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내겐 이미 비행기가 뜨고나서야 생각난 문제가 있었다. 예약해 둔 숙소의 약도를 챙기는 걸 깜빡한 것. 심지어 이름도 모른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로밍도 차단한데다 한국 번호마저 정지한 상태다. 그렇다고 1박뿐인 이곳에서 심카드를 사는 것도 이상하다. 어떻게든 되겠지..일단은 환전부터 하자.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에 봉착했다. 영어를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어디서 환전할 수 있는지 묻는 내게 모두 '노'만 외쳐댈 뿐.
-공항에 환전소가 없을리가 없잖아ㅠㅠ


이번엔 여행사 부스들이 붙어있는 곳에거수 달러를 보여주며 얘기하자 '넥스트'를 외쳐댄다.
-옆창구랑 의미인가?

옆에가서 물어보니 또 넥스트.. 그옆도..
-아 대체 어디냐구ㅠㅠ

알고보니...공항은 두개의 건물로 되있었고 그 옆건물인 국내선 건물을 의미했던 것;
아니 국내선 타면서 환전할 일이 뭐가 있다고 왜 국제선 공항에 환전소를 두지 않는거야..


어렵게 환전을 마친 후 안내센터에 가서 숙소 주소를 보여주고 일단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냈다. 짐 때문에 택시를 탈까 했지만 가격차가 너무 나서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90텡게로 갈 수 있는 곳을 2000텡게를 주고 가는 건 너무 하잖아;
공항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안내원에게 내가 내릴 정류장을 보여줬다.

-내가 내릴 곳에서 꼭 좀 알려주세요


몇번을 당부했으나... 결국 2정거장이나 지나고서야

-아참!!! 말해주는걸 깜빡했네;; 어떡해 이미 지나버렸어!!


ㅜㅜ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는지도 모른채 공원에서 망연자실...​



그와중에도 서울의 따릉이가 생각난ㅋ​​​


근처까지 온건 맞는데 지도와 실제 길에 쓰여진 이정표의 거리명이 달라 대체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었고 물어보는 이마다 다르게 알려주어 그 근처를 계속 헤맸다. 결국 공항을 떠난지 3시간이 지나서야 숙소 도착.
샤워 후 쓰러져 잠들었다가 새벽에 화장실에 갔는데...
손을 씻던 중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옆을 힐끗 쳐다봤다 심장 멎는 줄....


​아니 왜 저런데다 저런걸 그려놔ㅠㅠ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여전히 찌뿌둥한 몸상태.. 역시 싸구려 매트리스로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는 나이는 지났나보다. 앞으로 숙소에 신경을 좀 더 써야겠다 다짐하여 기상!



아침을 해결하러 인근을 돌아다니다 들어간 카페..
의외로 세련되고 영어 잘하는 훈남 주인에 맛있는 음식.
너무 마음에 들어 몇시간을 노닥거렸다.​



다시 관광객 놀이를 하러 출발 했으나.... 너무 뜨거운 날씨. 더운게 아니라 정말 햇빛에 활활 불이 붙을 거 같은 느낌이었다. 돋보기로 종이에 불을 붙이던 장면이 떠올랐다.


다시 카페로 피신... 뭐 아스타나는 경유지일 뿐 내 여행의 목적지는 아니니까! 라며 자기 합리화;​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깨끗하고 세련된 도시였던 아스타나. 하지만 그와 비례하여 물가역시 예상과 달리 높았던..;;

하루 반나절 머물다 가는 것만으로 딱 적당했던 곳이었다.



어차피 관광은 내 목적이 아니다. 어딜가고 어떤 관광지를 보고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의미 없는 것에 시간을 뺏기느니 차라리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 낫다.

의미없는 것에 정신 팔리지 말자.. 다시한번 다짐하며 이제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점이 될 이스탄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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