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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칸차나부리, 휴식같은 그 곳...

2014 태국생활

by prana. 2018. 5. 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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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10

2년동안의 긴 방랑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크루즈 승무원 준비를 하던 중, 합격자 발표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그사이 태국으로 다시 건너가 일을 시작했다. 그 후 합격 연락을 받았지만 태국에서 그냥 정착을 해볼까 싶어 크루즈는 포기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방콕에서의 삶은 기대만큼 신나지 않았고, 절대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백프로 순수 자유여행만을 즐기는 내가 정작 직업으로는 패키지 여행을 만들고 있다는 모순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던 때...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숨통을 틔워줄 무언가...어딘가...


그래서 선택한 칸차나부리 일일 투어~!!

개인적으로 가면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요즘 회사사람들 외엔 만날 사람이 없어서 그 좁은 인간관계가 너무너무 답답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대화를 하고 싶은 목마름...

투어 가격은 역시 카오산로드 여행사들이 가장 저렴했다.

그 중에서도 한인 여행사가 최고!!

난 그냥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에서 했는데 결국은 한인 여행사에서 예약해서 온 사람들도 다 같이 투어에 조인하게 되어 있고 모두 불포함에 650을 내고 온 나와 달리 한인 여행사에서 예약하고 온 친구들은 코기리 트래킹, 똇목타기, 죽음의 열차 탑승 다 포함에 700밧을 냈다고..ㅡㅡ



7시까지 카오산 로드로 가야했지만 택시를 타고 가다 카오산 로드 주변에 설치된 시위대의 차단막에 가로막혀 이리저리 빙빙 돌다가 결국 뚫린 길을 찾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서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7시 20분에 도착..ㅜ.ㅜ

하지만 다행히 투어 차량은 그 보다 더 늦게 왔다.ㅎㅎ

투어의 첫번째 목적지는 연합군 묘지!



연합군 묘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이 곳, 칸차나부리 전쟁 묘지는 그 악명 높은 죽음의 철도를 건설하는데 강제 노역을 당하다 목숨을 잃은 수천명의 전쟁 포로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계 2차대전 당시 버마(지금의 미얀마)와 태국 사이의 해상 운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건설된 죽음의 철도.

여기에 20만명의 아시아인들과 6만 9천여명의 전쟁 포로가 강제 노역을 당했고 그 중 10만여명의 아시아인들과 1만 6천여명의 전쟁 포로가 목숨을 잃었다고 추정된다.

세계 곳곳에서 나쁜 짓 참 많이도 했구나 일본..ㅡㅡ+

그런데 정작 그 나라 국민들은 자신의 선조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단 것..



호주에서 일본 친구들이 '어쩌다 너네 나란 둘로 나뉜거야?' 라고 정말 순수하게 묻던 게 생각난다.

'정말 몰라? 근본적인 원인은 너네 나라 때문이야!!!' 라고 흥분하던 나와 과거 일본의 악행을 듣고 놀라며 미안해 하던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착한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본이 하루 빨리 과거의 죄를 뉘우쳐야 할텐데...



콰이강의 바로 근처에 제스 전쟁 박물관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이 아깝다고 안들어가는게 낫다고 해서 들어가지 않았는데 제대로 역사를 이해하려면 한번은 가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입장료도 겨우 40밧이니...



아픈 역사를 가진 콰이강의 다리인데 풍경은 참 멋지구나...


이 곳에서 약 1시간 정도가 주어졌다.

한낮의 땡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많은 이들이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커다란 강 위에 새카만 철교..

그 너머 철교 위로 늘어진 아름드리 나무들..

쏟아지는 햇살..

왠지 모를 그리움에 눈물이 날 것 같다.

나이가 들었나.. 요즘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감수성이 폭발하는 거야..ㅜ.ㅜ



지금도 실제 기차가 다니는 콰이강의 다리!

때마침 기차가 들어섰고 한참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고 놀던 관광객들이 양쪽으로 물러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실물의 기차와 관광객들이 뒤섞이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 곳~!



다음 일정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끼리 트래킹과 뗏목 체험을 하는 사이 나는 이른 점심을 먹고 사이욕노이 폭포로 향했다.

이 곳에서 느긋하게 폭포를 즐기고 혼자 트래킹을 할 생각이었다.




깨끗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물소리와 천진난만한 아이들 웃음 소리를 듣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구나~~

이런게 필요했어!!



진짜 너무 좋다~!!

시간과 금전적인 문제로 에라완 국립공원까지 못간게 아쉽긴 하지만 사이욕노이 폭포도 생각보다 좋았다.



폭포 바로 옆쪽으로 오래된 기찻길이 있는데 실제로 지금도 기차가 다닌다.



길을 따라 올라가 보면 조그만 동굴 사원이 있다.

별로 유명한 곳도 아니고 그닥 큰 볼거리도 아니지만 난 이런 숨겨진 곳이 좋단 말이지~ㅎㅎ

여행 도중 이런 생각지 못한 장소를 발견했을 때 마치 보물을 찾아낸 듯 기쁘다^^



이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여전히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다.

남들이 타이거 템플까지 다녀올 동안 난 이곳에서 혼자 트래킹을 즐겼다.



보이스카웃 오두막을 지나 산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그 끝에는 무슨 동굴이 있는데 1시간 반은 걸어야 한단다.

하지만 거기까진 가지 못하더라도 일단 나는 자연을 걷는게 목적이었다.



숲속을 걷는게 정말 얼마만인지..

시드니에 살때는 주말마다 이렇게 혼자 하이킹을 다녔는데..

오늘만큼은 케언즈보다 시드니가 더 그립다.



동굴로 가는 길은 중간에 아쉽게도 폐쇄된 상태였다.



더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윗쪽에도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폭포쪽 보다는 사람이 훨씬 적어서 가족들끼리 쉬러 오기엔 더 좋아 보였다.



죽음의 열차를 타러 가려면 이제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마침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잡아탔다.

폭포에서 윗쪽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요걸 머라 부르지?;;

암튼 총 4명 정도 탈 수 있는 공간에 가격은 1인 20밧



타이거 템플까지 구경을 마치고 돌아온 나머지 인원들과 함께 투어의 마지막 일정인 죽음의 열차를 타러 이동했다.

끼익끼익 거리며 힘겹게 들어오는 낡은 열차..

내부는 미얀마에서 탔던 열차와 비슷했다.

그래도 관광 목적의 열차라 그런지 훨씬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열차를 타는 내내 유일한 볼거리였던 바로 이곳!

낡은 목조 철로와 콰이강의 풍경...

이 장소만 지나면 내릴 때까지 계속 딱히 볼거리도 없고 햇빛은 뜨겁고..

그래도 오래된 열차를 타고 달리는 건 왠지 모를 매력이 있다.

찜통 같은 열차 안에서 딱딱한 의자에 엉덩이를 연신 부딪히느라 고생하지만 그럼에도 몽롱한 기분 좋은 느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달리는 느낌..

전에 일본에서 철도 매니아를 만난 적이 있는데 완전 오타쿠였는데ㅋㅋ

나도 그런 기질이 있는 걸까?^^;



어쨌든 간만에 방콕의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고 깨끗한 공기로 폐도 정화시키고 여행자들과 수다도 떨고 정말 달콤한 휴식을 갖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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