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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후의 지상낙원 인레호수 일일 보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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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 인레호수로 가는 버스는 중간에 껄로에서 멈추었고 그 곳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타고 내렸다.

껄로-인레호수 구간의 트레킹 코스는 미얀마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코스 중 하나이다.

나도 여행 일정을 계획하면서 넣을까 뺄까 연신 고민했던 곳이다.

시간만 된다면 꼭 가고 싶었지만 명상센터 생활로 인해 내 비자는 이미 여유가 없었다.

우기의 심란한 날씨가 그나마 위로가 됐다.ㅜㅜ

 

인레호수행 버스의 종점인 낭쉐에서 내려 숙소를 둘러보기 위해 툭툭을 흥정.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각 흥정을 마치고 잽싸게 떠나간 자리...

홀로 남은 나를 빙 둘러싼 삐끼들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한쪽에서 끝까지 가격을 깎고 있던 한 무리가 내게 다가왔다.

방금 흥정을 마쳤으니 같이 가자며...

 

덕분에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신나 있는데 이 친구들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챙기기 바쁘다.

혼자 여행중이냐고.. 아까 사람들에 둘러싸여 무섭지 않았냐고..

사기라도 당할까봐 걱정 되서 같이 가자고 한거라며..ㅎㅎㅎ

내가 그렇게 어리버리해 보였나?

그래도 여행 노하우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온 이 친구들은 모두 자기네 나라에서 투어가이드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말도 많고 항상 유쾌하고 재밌던 친구들..

말레이시아에선 어려서부터 언어 교육을 철저히 시키기 때문에 보통 6개국어는 한다고..;;

정말일까?;;;

모두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은 정말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 때 영어로 얘기하면 상대는 중국어로 답하고 그럼 옆에서 또 말레이어가 튀어나오고..

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이들은 그 모든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본어와 한국어를 조금 가르쳐 주자 아주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이들..

이래서 조기 교육이 중요한 거구나.. 깨닫는 순간이었다.



인레호수에서 단 1박만을 하고 다음날 바로 만달레이로 가야 한다는 친구들은 이날 저녁을 쐈다.

함께 머물렀던 숙소 근처의 바베큐집.

 

식사 후에는 야시장을 둘러보고 숙소에서 술과 안주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쉴새 없이 얘기하는 이들 틈에서 난 주로 듣는 역할이었지만ㅋㅋ

아무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친구들이었다.

바간에서 너무 외로웠던 터라 더욱 소중했던 만남.^^



우린 다음날 아침을 함께 먹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 각자 예약한 보트 투어를 하러 갔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는 보트투어.



일단 인레호수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컸다.

그리고 더 아름다웠다.

캄보디아 톤레삽에서 봤던 수상가옥 마을은 투어를 하고 있다는게 미안해질 정도로 생활환경이 좋지 않았고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순수함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인레호수는 아직까지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전히 전통방식 그대로 어업을 하는 사람들...




마지막 남은 지상낙원 이라는 문구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풍경들..



목욕중인 소녀들을 찍고 나서 실례했다 싶어 인사를 하니 오히려 환히 웃어 주었다.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왜 그렇게 여행자들이 미얀마 사람들의 미소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알게 됐다.

나도 그렇게 해맑게 웃고 싶구나...

 


보트투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 한가지 너무 힘들었던 건 샵을 너무 많이 들린다는 것...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다양한 그들만의 문화를 볼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정말 너~~~무 많이 간다는 게 문제..ㅡㅡ;;



태국에서 롱넥 카렌족을 보러 매홍손까지 일부러 가서 거금(?)의 입장료를 내고 마을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보트 투어에선 덤으로 만날 수 있다는..;;;

한 직물 가게에서 스카프 등을 만들고 있는 카렌족 여인들..

미얀마건 태국이건 고달픈 삶이긴 마찬가지인 듯 하여 마음이 짠하다.


 

너무 이쁘장하게 생긴 미얀마 꼬마.

얼굴에 바른 건 다나까라고 하는 천연 화장품.

피부 보습과 자외선 차단 등의 효과가 있는 일종의 선크림이라고 한다.

 


이게 바로 수상농장 쭌묘.

인레 호수 사람들은 어업도 하지만 이렇게 농사도 짓는다.


 

보트투어를 마치고 함께한 친구들과 기념샷.

두명의 일본인과 한명의 터키인 아저씨.

 

터키 아저씨는 인레호수로 오는 버스 안에서 껄로에서 탑승하는 걸 봤는데 그때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혼자만 캐리어를 끌고 오는걸 보고 성격 괴팍한 스쿠루지 영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굉장히 생각 깊고 독특한 사람.

역시 사람은 생긴 거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 듯ㅎㅎ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인레호수에서의 보트투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

당시까진 몇몇 배낭 여행객들만 스쳐 지나가는 곳이어서 자연과 사람 모두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존되고 있었기에 특별하고 감동적이었는데 단체여행객들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얘기가 많이 달라지겠지...

태국이나 캄보디아처럼 변해 버리지는 않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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