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도 암리차르-마날리]곡예부리는 로컬버스! 그 끝에 만난 천국

본문

반응형

2008. 10. 04

 

무덥고 북적북적한 암리차르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바로 마날리로 향하기로 했다.

갈 수 있는 방법은 로컬버스 뿐이다.

사진 상의 저 버스들을 보고 저정도면 훌륭하다 했는데

표를 끊고 찾아간 우리 버스는... 정말 ...답이 안나왔다.  

폐차 직전의 수준....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암리차르에서 마날리로 가는 길은 지도상으로는 그다지 멀어보이지 않지만

길이 험하고 교통이 좋지 못하다.

가능하다면 암리차르에서 마날리까지 바로 가기보단

맥그로드 간즈에 들러서 이동하는 편이 좋다.

요금은 1인 340루피였고 낮에 출발한 버스는 밤새 17시간을 달렸다.

차는 캄캄한 새벽 산속 어느구간에서 거의 5분 간격으로 멈추는 듯 했고 어김없이 손님들이 올라탔다.

문도 닫지 못한채 더이상 올라탈 자리가 없는데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차에 매달렸다.

산골 사람들은 외국인을 처음 본 듯

그 좁은 틈바구니에서도 우리를 뚫어져라 신기하게 쳐다보며

차에서 내릴땐 슬쩍 건드리거나 심지어 과감히 쓰다듬고 가는 이도 있었다.

기사의 운전은 거의 곡예 수준이었다.

험한 고개길을 마치 브레이크가 없는 버스인 양 액셀만 계속 밟은 채 핸들을 돌려댔고

덕분에 차는 계속되는 커브길에서 매번 180도로 회전하는 듯 했다. 

밤새도록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댔고, 차 안에는 인도음악이 최대볼륨으로 흘렀다.

화려하고 요란스러운 인도음악에 맞춰 기사는 온몸을 들썩이며 핸들을 좌로 우로 마구 돌렸다.

그 리듬이 깨지면 금방이라도 절벽 아래로 뚝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반대로 음악이 흐르는 한 안전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음처럼 시끄러운 동시에 몽환적인..내 평생 겪어보지 않았던 신세계의 인도음악에 취해

그렇게 몽롱함 속에서 스릴넘치는 하루밤이 지나갔다.

 

2008. 10. 05

이른 아침 도착한 마날리는 생각보다 더 싸늘했다.

그래서 온천이 있다는 바쉬쉿 쪽으로 숙소를 정하고 인도와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오토릭샤 정류장인 마을 입구. 왼쪽 건물이 무료 온천장이고 오른쪽 건물이 작은 사원이다.

▶마을 정중앙에 위치한 온천장으로 남자들만 이용한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마침 축제날로

온천수를 내려주신 시바신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온천이 마르지 않기를 기원하는 날이라고 한다.

▶온천장에 모여 저녁에 있을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

 

저녁이 되고 축제 행사 후,

사원 앞에 천으로 벽이 쳐지고 그 안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무료 식사를 받았다.

현지인, 외국인, 가난한 사람, 돈많은 사람 구별 없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고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밥을 나눠 주었다.

우리도 그 속에 끼어 옆에 현지인들이 알려주는대로 밥을 먹었다.

커다란 원형 쟁반에 밥과 함께 대여섯가지의 커리를 부어 주었고

우리는 그것을 오로지 손만 이용해 먹었다.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날리는, 그 중에도 특히 바쉬쉿에서는 누구나 하나같이 친절했고

사기, 바가지도 없고 동네가 깨끗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온천이 있어

매일 새벽 동네 사람들은 온천에 모여 목욕을 하고 빨래를 했다.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이 사는 그림같은 풍경의 이 곳에 마음을 사로잡혀

우리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냈다.

특별한 것 없이도 하루하루가 행복할 수 있었던 곳...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