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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질랜드 로드트립] 레드센터 앨리스스프링스, 울루루 2박3일 캠핑투어-킹스캐년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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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같던 뉴질랜드 여정은 끝이 났지만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행선지는 다시 호주로 돌아가 호주의 중심인 울루루를 방문하는 것! 직항이 없어 멜번을 거쳐 앨리스스프링스로 이동했다. 비행기 아래로는 지금껏 보지 못한 붉은 땅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이는 호주에서 앨리스스프링스를 왜 레드센터라 부르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크라이스트처치 마지막날 눈이 내렸는데 바로 다음날은 사막의 열기라니. 극적인 변화에 몸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상태가 좋지 않아 울루루 투어 전에 일단 몇일 쉬어가기로 결정.

 

 

조용한 다운타운. 곳곳에 에보리진들이 낮부터 취해있었다. 케언즈에서도 많이 봐 익숙할 줄 알았는데 그들과는 다른 부족(?)인지 외모가 좀 다른 느낌.

 

 

1년을 호주 이곳저곳에서 생활해봤으니 이제 호주를 다 안다 생각했지만 이 곳에 오니 아직도 모르는 곳이 여전히 남아있구나 하는 걸 알았다. 지금까지 봐온 호주와는 전혀 다른 공기와 분위기에 얼떨떨.

 

 

이제부터는 애초에 앨리스 스프링스가 최종 목적지였던 친구와 이별하고 완전한 혼자였다. 매일이 축제같았던 케언즈와 단란했던 뉴질랜드 여행을 거친 후 막 혼자가 된 곳이 하필 삭막하고 쓸쓸한 사막이라니.. 외로움의 무게를 견디기 힘든 날이었다.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혼자가 된적이 없어서였을까. 늘 혼자가 좋았던 나인데.. 평생 처음 맛보는 외로움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래도 운좋게 첫날 정한 백배커스에서 침구를 정리하는 일을 돕는 조건으로 무료 숙박을 하게됐고 그렇게 일주일정도 여유롭게 머물며 여독을 좀 푼 후에 대망의 울루루 투어를 신청했다. 호주 워홀을 계획하며 케언즈 다이빙과 함께 버킷리스트의 메인에 있었던 울루루. 일본 워홀때도 꿈꿨던 모든 것을 이루고 호주에서도 해냈다는 생각에 다시 벅차올랐다.

 

당시 가장 잘나가고 있던 회사인 에뮤런과 울루루 투어의 원조라할 수 있는 어드벤쳐 투어 둘 중 고심하다 후자를 선택했다. 좀더 소수의 가족적이고 호주 아웃백 느낌이 강한 쪽을 선택하고 싶었기에.. 하지만 예약할 당시 직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했던 말을 그저 흘려 들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오..혼자라구? 정말? 음.. 그럼 그냥 이날 말고 다른 날로 가면 안되겠니?'

 

꼭 쌔한 느낌을 무시했다 일은 벌어지는 법... 차라리 대놓고 말을 하지!! 이날 나빼곤 전부 커플이라고..ㅠㅠ 

 

 

어쨌거나 투어의 시작은 낭만적인 핑크빛 일출과 함께.

 

 

내가 이곳에 오기로 마음 먹었던 이유는 뉴질랜드를 함께 했던 친구가 케언즈에서 던 말 때문..

'사막에선 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어. 온 세상이 핑크로 물들거든'

황홀한 표정의 그 모습에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대체 어떤 빛이길래 생각만해도 저리 눈빛이 변하는지

 

 

 

예뻤다. 강렬한 붉은색도, 화려한 황금빛도 아닌 오묘한 보라와 핑크가 섞인 신비로운 색.

사막이어서일까 세상의 중심이어서일까.. 왠지 모르게 나도 사랑을 외치고 싶게 만드는 색.

 

 

베스트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의 일출을 감상한 후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됐다. 도시 밖으로 나가자 끝도 없이 펼쳐진 붉은 황무지. 5시간은 달린 듯 하다. 캠핑장에서 다같이 요리를 해먹고 이어진 킹스캐년 하이킹.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 반나절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기분좋은 하이킹.

 

 

 

 

 

 

 

 

 

 

 

 

캠핑장에 샤워실은 있을 줄 알았는데.. 2박 3일간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만 하며 버티게 될 줄이야...

 

 

3일간 투어내내 비가 오다 그치다가 계속됐다. 첫날 밤 그래도 밤에 비가 개이자 캠프파이어를 하기로 했고 우린 마른 나무가지를 얻기 위해 열심히 헤매야만 했다. 겨우겨우 분위기는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나무가지를 모아 불을 붙이고 모여앉아 마시멜로를 구워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마시멜로 굽기. 신기해하는 나를 더 신기해하던 다국적 친구들. 네덜란드, 독일, 미국에서 온 친구들이었는데 하나같이 똑똑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들이었다. 당시 그리움에 많이 위축되 있던 때라 마음을 터놓고 백프로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혼자 온 동양여자가 행여라도 소외감을 느낄까봐 계속 챙겨주던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

 

 

밤늦도록 담소를 나눈 후 취침시간.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별을 보며 잠드는 건 불가능해 지붕 밑 모래바닥 위에 스웨그를 깔고 잠을 청했다. 그러고보니 인도 사막투어 때도 비가 와서 별은 커녕 양치기 숙소에서 잠들었었는데.. 사막과 나는 궁합이 좋지 못한걸까? 그 척박한 땅에 내가 가기만 하면 비가 오니.. 사막 입장에선 오히려 좋은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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