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구뚭미나르 유적
2008. 10. 22
네팔과의 국경에 가장 근접한 역인 고락푸르행 열차를 예약하고 시간이 남아
빠하르간지에서 멀지 않은 구뚭 미나르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이드북이 없어 이름만 듣고 찾아갔던 곳이라 별다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그닥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예상외로 볼만한 유적지였다.
알고보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 구뚭미나르는 사진 속의 높이 솟아있는 탑을 칭하는 것이다.
이슬람교가 힌두교와의 싸움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으로 높이가 무려 72.5m나 된다고..
= 폐허가 된 유적지에 날아든 예쁜 새.
온통 흙빛의 모노톤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에 원색의 새가 앉자
마치 그로 인해 건물이 생명력을 얻어 재생되어 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 나는 유적지를 좋아한다.
유명한 곳을 찍고 온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그냥 오랜 세월이 묻어 있는 곳이 좋다.
이름있는 곳이든 없는 곳이든 오래된 곳이면 좋다.
보수공사를 거쳐 깨끗하게 복원된 곳보다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이고 무너져 폐허처럼 변해버린,
하지만 그만큼의 세월과 이야기가 느껴지는 곳이 좋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의 경이로움을 감상하며 유유히 혼자 거닐다보면
그 오랜 옛날의 이야기들이 아주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덧없음과 쓸쓸함...
여러 생각들이 들면서도 동시에 나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기운이 있다.
= 위의 쇠기둥은 순도 99.99%의 철로 만들어졌고 녹이 전혀 슬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에대해 인도가이드가 설명하자 관광객들이 서로 앞다투어 사진을 찍으려 포즈를 취했다.
=구뚭 미나르, 가까이에서 올려다 보니 그 높이가 어마어마하다.
=상당히 넓은 이 유적지는 공원으로 꾸며져 있는데 잔디밭과 정원수들이 잘 가꾸어져 있다.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구석의 거대한 미나르를 발견하고
그 오래된 벽돌들 위에 걸터 앉아 푸른 잔디밭과 꽃잎이 흩뿌려져 있는 나무를 바라보며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250루피의 비싼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돌아오는길에 인디아게이트에 들르기 위해 버스를 탔다.
창문도 문도 달리지 않고 칠이 다 벗겨져 거의 좀전에 본 쇠기둥색 버스.
사람들이 꽉꽉 차있어 제때 맞춰 빠져나올 수 없는 안쪽에 있던 사람들은 창문을 넘어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차마 따라할 수 없었던 나는 안에 갇힌채 내려달라고 고함만 지르다
결국 몇정거장을 지나서야 그 버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린 곳에서 30분가량을 걸어서 인디아게이트 도착.(야경은 볼만했다.)
시간이 없어 휙~ 둘러본 후 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드디어 네팔로 향해 출발~
내생에 최초 도보로 국경 넘기! 생각만으로도 떨리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