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멋진 뉴질랜드에선 어느 길을 달려도 내로라하는 추천 드라이브 코스가 되겠지만, 그 중에도 특히 씨닉루트라 불리는 몇 군데의 도로들이 있다. 눈부셨던 뉴질랜드 여행의 종착지가 될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하는 그 길..INLAND SCENIC ROUTE 72
화려하진 않지만 편안하고 아늑하고 마음 따뜻했던 풍경.. 거대한 불덩어리가 타오르는 듯했던 붉게 물든 구름의 집합과 반대편으로 떠오르던 손에 닿을 듯 커다랗고 밝게 빛나던 만월.. 마지막 절정과도 같았던 장면들..
그때 우린 무슨 얘기를 나눴고 어떤 음악을 들었을까.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까...
분명 가슴 벅차게 감상했을 풍경인데, 이건 꼭 찍어야 한다며 몇번이고 고집을 부려 차를 세우고 사진 한장을 핑계로 한참을 먹먹하게 서있었을 텐데, 아쉬움에 백미러를 그렁그렁한 눈으로 영원처럼 바라보고 있었을텐데...
너무 강렬해서 평생 흔적으로 남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순간, 그 감정도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고 기를 써서 기억을 되돌려보아도 마치 오래된 무성영화처럼 무언가 결여된 듯 재생되는 장면들.. 시간이란 그런 것이란 걸 알지만 알면서도 막을 수 없는 서러움.. 오늘은 왠지 그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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