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호주 뉴질랜드 로드트립] 모에라키 보울더스, 밴모어 댐(Benmore Hydro Station)

본문

반응형

더니든에서 마운틴 쿡으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모에라키 보울더스가 있다. I-site에서 사진을 발견하고 꼭 가봐야지 했던 희안한 풍경.

 

 

이날은 비가 많이 왔다. 그냥 많이 온 정도가 아니라 태풍 수준. 해변에 도착했을 때, 원래도 비수기인데다가 심한 비바람으로 관광객 전멸. 우리말고 딱 한팀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 이상한 돌덩어리들에 도달하기 위한 짧은 여정은 상상이상으로 험난했는데 중간에 육지에서 빗물이 강처럼 흘러드는 곳이 있어 모래가 침식되어 길이 끊겨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매다 다른 한 팀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야 없지... 이미 추운 겨울 날씨였지만 비에 젖는 것 만으로도 모자라 아예 물에 빠져 온몸을 적셔가며 도착!!

 

 

재앙같은 날씨 덕분에 분위기가 더욱 SF 스릴러 같았던..

 

 

고운 모래사장 한가운데 어째서 이런 구체의 돌덩어리들이 박혀 있는 걸까. 우주에서 떨어진 외계 생명체의 알이 화석화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에 빠진 나;; 하... 여기에도 참지 못하고 글자를 새겨넣은 사람들이 있다. 제발 쫌!!

 

 

젖은 몸도 말려야했기에 우린 무리하게 이동하지 않고 약간 더 북쪽으로 올라가 오아마루의 캠프사이트에서 1박을 했다. 휴게실의 세계지도에는 이 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표시해 두었는데 의외로 한국에도 꽤 많은 표시가 있었다. 인근에 농장이 있어서 이 곳에서 숙식하며 농장일을 구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고 한다. 얼굴을 본 것도 아닌데 괜히 반가움~ 나도 하나 찔러놓고 왔다. 아마도 빨강.

 

 

다음날은 아침 일찍 출발해 중간에 밴모어 댐에 들렀다. 어디서 봤는지 대규모 댐이라며 볼만한 곳이라는 친구의 설명.

 

 

이미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에 가까워지고 있어 풍경이 스산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지다.

 

 

 

댐 자체보다는 인근의 가을 풍경이 너무 좋았던...

 

 

 

 

이 때 친구와 나는 이제 점점 말이 없어져갔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편한 사이가 된 점도 있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길에서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이 스쳐가고 있기에...

 

 

 

 

 

 

 

푸카키 호수에 도착했을 때 소리내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물빛... 흉내낼 수 없는 존재감...

 

 

 

 

푸카키 호수를 보고 마운틴 쿡으로 가는 길 위에서 나는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미치도록 멋있어서, 내가 이런 풍경들을 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아서, 그리고 이 꿈이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싶었던 그 길....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