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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함피] 비현실적인 풍경의 신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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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희미해져 가는 기억이지만 함피의 여행자의 거리를 찾아 들어가던 길은 여전히 선명하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비루팍샤 사원.

 

사원의 오른쪽으로 여행자의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거대한 영화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만들던 비현실적인 풍경... 북인도와 같은 나라 안에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정말 다른 매력을 가진 남인도의 풍경이다.

 

 

아래 사진은 함피의 맛집 '망고트리'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리버뷰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레스토랑인 망고트리에서 저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던 그때가 정말 그립다.음식까지 맛있었던 인도여행 중 가장 인상깊은 레스토랑 중 하나!

 

 

함피는 멋진 자연 풍광과 깨끗하고 예쁜 마을, 맛있는 음식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진짜 함피만의 매력은 수많은 사원군들에 있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바위가 넘쳐나는 함피에서 아름다운 석조들로 이루어진 사원들이 발달한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볼거리가 너무 많고 각각 흩어져 있다보니 함피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이 좋다. 도보로는 볼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고 자전거로로도 왠만한데는 둘러볼 수 있지만 무더운 날씨에 고문이 될 수도 있다. 오토바이라고 해도 기어가 필요없어 운전하기도 쉽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으며 길도 잘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연료는 신경을 써야한다. 마말라뿌람에 이어 두번째 사고가 있었던 함피의 오토바이 여행^^;;​

 

 

특별히 목적지를 두지않고 무작정 아무 길이나 달리다가 사원들을 만나면 잠시 쉬며 구경하고 또다시 이동을 했다.

 

 

유적들이 대거 몰려있는 로열 구역으로 들어서면 폐허가 되어버린 왕궁터도 보인다.

 

 

로열구역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 중 하나인 하자르 라마 사원.

 

 

기둥마다 멋진 조각들이 너무 과하지도 않게 세련된 모양으로 들어가 있는데 잘 보면 그 모양이 다 제각각이다. 보면 볼수록 인도인들의 예술적인 창의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건조한 기후 덕분에 비교적 원형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사원을 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옛 유적들은 사진으로는 그 느낌 그대로를 다 담아낼 수가 없는 것 같다. 직접 그자리에서 그 기운을 느끼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수학여행을 온 형형색색의 펀자비와 사리로 한껏 멋을 낸 아이들~

 

 

사진을 찍는 나를 보더니 자기들을 제대로 찍어달라며 일단 자리부터 잡는다.ㅎㅎ ​사진을 찍은 후 자기 얼굴들을 확인하고 한껏 웃어보인 후 쿨하게 돌아서는 이들.. 본인이 갖지도 못하는, 아니 가지려고 욕심내지도 않는 사진을 왜 굳이 찍어달라고 하는걸까? 인도를 여행하는 내내 생각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그저 다음번엔 꼭 폴라로이드를 들고 여행하리라 다시한번 다짐할 뿐..

 

 

토바이로 달리던 길...

 

 

황량한 분위기의 이국적이고 독특한 느낌의 함피는 어느것 하나 좋지 않은 게 없었다.

 

 

이동 중에 유명한 대표 사원들 외에도 많은 사원들을 볼 수 있다.

조그만 사원들 중 하나였던 찬디케시바 템플(Chandikeshvar Temple). 바위들을 붙여 만든게 아니라 큰 바위를 통째로 조각하여 만든 장식이 인상적이다. 

 

 

시바신의 상징이자 남근상인 링가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요니가 결합된 형태. 시바신을 모시는 사원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상징물이다.

 

 

천정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게 꼭 우리나라 첨성대와 비슷해 보였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의외로 볼만했던 크리쉬나 사원. 여행자의 거리에서도 멀지 않으니 꼭 챙겨가볼만 하다.

 

 

 

 

 

 

 

 

 

크리쉬나 사원 근처에는 또다른 함피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락쉬미 나라심하 템플 (Lakshimi Narasimha Temple)과 바다비 링가 템플(Badavi Linga Temple)이 있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 사원은 개인적으로 꼭 놓쳐서는 안될 곳이라고 생각한다.

 

 

함피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 중 하나로 꼽히는 나라심하 조각상은 그 높이가 9M에 달한다. 나라심하는 비슈누의 10개의 화신 중 하나로 몸은 사람이지만 얼굴은 사자인 반인반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 팔이 떨어져나간 등 훼손이 심하긴 하지만 곡선들이 정교하게 다듬어진 모습이 조각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었는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근처에는 최대 규모의 링가를 볼 수 있는 바다비 링가 템플(Badavi Linga Temple)도 있는데 이렇게 커다란 링가를 본것도 처음이지만 이렇게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링가도 처음이다. 이 곳은 주변에 수로가 생긴 이후로 항상 물이 차있는데 그 물도 이들에겐 신성한 모양이다. 물 속에 들어가 손과 얼굴을 씻고 기도를 올리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봐도봐도 경이로운 그들의 신앙심..그 한계는 어디까지인 걸까...

 

 

원래 계획했던 곳을 다 둘러보고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좀더 먼 곳까지 가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더욱 유명한 사원인 비딸라사원. 지도로 보니 비딸라 사원까지 강을 따라 길이 나있는 것으로 보였고  메인도로로 빙 돌아서 가는 것보다 5배는 짧아 보였다. 아무도 그 길을 택하지 않는게 걸리긴 했지만 일단은 가보기로 결정~ 

 

 

비포장 도로가 계속 이어졌고 길을 따라 잘 정돈된 수로를 볼 수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별로 닿을 일 없는 곳이다 보니 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여행자의 발이 닫지 않은 순수한 현지 느낌 그대로의 풍경에 설레며 한참을 달렸는데 비포장 도로는 점점 더 험해지더니 결국에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로 다듬어져 있지 않은 길이 나타났다. 인적없는 이 곳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정말 큰일이었지만 되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오토바이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좁고 험한 길이 나오자 오토바이를 끌고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안불안 걷기 시작했을 무렵... 저만치 아저씨 두명이 뭔가 장비를 들고 있는게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길을 인사를 하고 길을 물었는데...

 

비딸라 사원은 이 길로는 갈 수 없단다..ㅠㅠ 바로 앞에는 길이 아예 없다고...;;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걸어가서 확인해본 결과 진짜 길은 더이상 없고 자갈만 산처럼 쌓여있었다. 하는 수없이 온 길을 되돌아가야만 했다. 좀 빨리 가려다 이게 무슨 짓인지... 뭐 그래도 덕분에 풍경 감상은 실컷 했으니까~^^ 이미 6년전 일이니 지금쯤은 길이 연결된 건 아닐까?​

 


그렇게 길을 되돌아가 한참을 다시 돌아 도착한 비딸라 사원.

그런데 미처 생각지 못한 입장료라는 장벽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미 계획보다 오버 스테이중인데다가 성수기의 물가 비싼 남인도를 여행하면서 부담이 많이 되었기에 한참을 망설인 끝에 역시 입장료가 있는 사원은 패스하기로 했다. 아쉬움에 입구 앞만 기웃거리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ㅠㅠ

 

 

저 커다란 문 바로 너머에 자리하고 있는 유명한 볼거리인 전차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서 퍼옴.. 지금 생각하면 $5가 아까워서 들어가보지 않은게 후회되지만 인도에서의 $5는 역시 큰돈..ㅠㅠ

 

 

쉬움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또다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비포장도로에서 쓸데없이 낭비한 덕에 기름이 뚝 떨어져버린 것...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햇볕은 뜨겁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오토릭샤 한대가 지나가자 손을 흔들며 도움을 청했다. 주유소는 걸어서 두시간은 가야한다는 대답...ㅠㅠ 결국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를 끌고 주유소까지 걸어가 주유소에서 다시 30분 줄을 선 후에야 오토바이를 움직일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달리기 시작~ 오토바이와는 인연이 아닌건가.. 탔다만 하면 자꾸 트러블이 생기네..ㅡㅡ

투덜거리며 마지막으로 석양이 멋지다는 헤마쿤다 힐로 향했다. (이 때 이후로 지금까지 난 절대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나름 운치있고 전망도 좋다. 하지만 이미 뱅갈로르의 랄박 식물원에서 봤던 풍경과 너무 비슷했고 거기에선 시간이 남아 아무 생각없이 시간 떼우러 갔다가 의외의 수확을 했기 때문인지 훨씬 임팩트가 컸기 때문에 함피의 헤마쿤다 힐은 그닥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때 감동에도 내성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

 

 

석양이 멋있댔는데 그 시간까지 기다리기엔 정말 너무 아무것도 없었기에 결국 그냥 내려왔다. 그래서 다들 시간맞춰 올라오니깐 이시간엔 사람이 없었나보다..

 

 

그렇게 함피에서 꽉찬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떠나기로 결정했다. 남인도 성수기라 방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찬물 양동이 샤워에 침대 하나 딱 들어가는 좁은 방인데 1박에 500루피.. 방명록을 보니 바로 몇일까지만해도 150루피였던 방이다. 수강비는 좀더 비싸긴하지만 악기나 요가, 그림 등을 배우면서 장기로 있기에 바라나시만큼이나 좋은 분위기면서도 훨씬 깨끗한 환경인 함피를 딸랑 1박만 하고 떠나자니 너무 아쉬웠지만 겨울 성수기 남인도의 물가는 정말 감당이 안됐다. 그리고 북인도를 여행하던 중 남인도가 너무 가고싶어서 행선지를 돌려 남인도로 내려왔던 것처럼 이제 북인도가 그리워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호스펫으로 나가 뭄바이행 버스를 예약했다. 함피의 숙소에서도 버스 예약이 가능하지만 수수료가 붙어 비쌀테니 직접 나가서 가격비교를 해보고 예약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호스펫까지 왕복하는 차비를 따지니 결국 별 차이도 없음..ㅡㅡ; 괜히 시간쓰고 고생하느니 숙소에서 예약하고 편히 쉴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약을 하고 돌아와 망고트리에서 하루종일 휴식을 취하다가 야간버스를 탔다. 800루피를 지불했던 내 인도여행 최초의 슬리핑 버스인 뭄바이행 버스는 생각보다 너무 쾌적하고 편안했다. 지금까지 타고 다녔던 허름한, 특히 북인도의 차체가 삭아서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와 밤새 뼈속까지 시리게 하던 버스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신분이 급상승을 한 듯한 기분마저 들어 한껏 들떴다. 그 후로 슬리핑 버스의 매력에 빠진 나는 무조건 장거리 이동에 슬리핑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는데...좋은 슬리핑버스는 이날의 함피-뭄바이 버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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