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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질랜드 로드트립] 우아하고 기품있는 도시 더니든(Dune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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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니든은 좀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사실 크라이스트처치에 이은 남섬의 두번째 도시이다. 더니든으로 가는 길 중간 어느 작은 마을에서 오랜만에 야영을 했다. 이제 길 위에서 생활하는 건 도가 텄다. 어느 마을에 가면 필요한 시설들이 있을지, 마을의 어디쯤에 가면 단속을 피해 잠을 잘 수 있을지 감이 왔다. 나도 가능하면 몸 편하고 마음 편하게 캠프사이트를 이용하고 싶지만 여행이란 게 늘 계획대로 이루어지기는 힘드니깐 이런 생활에 익숙해질 수 밖에..

 

 

길에서 먹고 자는 건 정말 식은 죽 먹기지만 씻는 것 만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힘든일이었다. 날씨도 추워져서 찬물로 씻는 건 정말 고문 수준. 빨리 더니든에 가서 제대로 된 숙소를 찾기를 바랬다. 그러고 보면 여행동안 내가 간절히 바랬던 건 언제나 핫샤워였다. 따뜻한 물에 몸에 쌓인 피로를 녹이는 상상을 하며 야영을 버티고 실제로 핫샤워를 할 수 있는 날은 정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마음 먹으면 하루에 몇번이고 할 수 있는 일인데.. 오늘 밤 샤워할 때는 그 당시의 기분을 떠올려봐야겠다. 그럼 그때의 행복감을 조금이라도 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ㅎㅎ

 

 

테아나우에서 더니든 쪽으로 가면서 남쪽의 씨닉로드를 따라 돌아가볼까 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해 아쉽지만 최단거리로 경로를 정했다. 하지만 씨닉로드를 포기한게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어느길이나 다 예쁘니 역시 뉴질랜드!!

 

 

 

 

더니든 다운타운은 깜짝 놀랄정도로 작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유독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 도시 중에는 퀸스타운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지만 관광지라는 특성 때문에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의 퀸스타운과는 달리 안정된 느낌의 더니든이 거주지로는 더 끌렸다. '뉴질랜드에서 산다면 더니든 낙점!' 뉴질랜드에서 날 받아주지도 않는데 혼자 이러고 있는ㅎㅎ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마음에 쏙 드는 도시 풍경

 

 

 

 

 

1906년 문을 연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더니든 기차역은 현재는 거의 박물관처럼 보존되고 있는 더니든의 대표 관광지이자 상징 같은 곳이다.

 

 

 

 

 

역이 이렇게 이쁠 수도 있구나하고 감탄했던 곳. 현대의 심플하고 편리성 위주인 디자인과는 다른 섬세하고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너무 예쁜 역사. 특히 바닥의 타일에 가장 많이 눈길을 빼앗겼다.

 

 

 

더니든의 또다른 볼거리인 퍼스트 처치(Firtst Church). 더니든 역보다 더 오래된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더니든 최초의 교회 건물이다. 높이 솟은 첨탑이 인상적이었던...

 

 

 

다음으로 찾은 곳은 오타고 대학 캠퍼스.

 

 

대학교라기 보다는 유럽의 작은 소도시 같았던 곳.

 

 

 

 

마지막으로 간 곳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언덕길로 알려진 볼드윈 스트릿이다.

 

 

 

경사의 가파름을 직접 체험해보겠다며 언덕길을 달려 올라가는 패기 넘치는 청년들.

 

 

이렇게 가파른 곳에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것도 신기하고 남섬에서도 남쪽인 곳이라 겨울이면 굉장히 춥고 눈도 많이 올텐데 어떻게 왔다갔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신기할 따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묵었던 더니든의 숙소는 다행히 만족스러웠다. 공용 키친에서 요리를 하다보면 서로 부족한 조미료를 빌리거나 조리기구 사용법을 묻거나 하면서 금새 자연스레 말을 섞게 되고 그 날 하루만은 꽤 친한 친구가 되곤 한다. 이 날도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요리를 나눠먹으며 따뜻한 밤을 보냈다. 그리고 그 순간 밖에서는 조용히 뉴질랜드에서의 첫눈이 내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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