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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태국 국경을 넘어 루앙남타, 루앙프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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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라오스 국경을 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치앙콩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선착장 근처에 있는 출국 사무소에서 여권에 도장을 받고 40밧에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가기만 하면 된다. 보트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될 만큼 정말 짧은 거리였다.

 

라오스 입국시에 한국인은 15일간의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기에 돈을 낼 필요가 없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1달러 정도의 적은 돈이지만 기분이 나빴던 건 같이 간 동생은 지불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나에겐 끝까지 받아냈기 때문.. 왜 사람 차별하냐고! 

 

태국쪽 선착장서 한국인을 만나 일행 한명이 늘었다.

루앙프라방에 하루라도 빨리 가보고 싶었던 나와 달리 다른 둘은 루앙남타에 들르고 싶어했다. 여기까지인가..하고 헤어질 준비를 하는데 선착장 주변의 여행사에서 교통편을 알아보니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교통편은 오후 5시쯤에나 있었다. 루앙남타행은 이미 인원이 모집되어 당장 출발 가능한 상황이었다. 12시도 안된 시간..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몇시간을 기다리는 건 무리라고 판단. 루앙남타에 동행하기로 했다.



라오스 하면 산이 제일 먼저 떠오를 만큼 어딜가나 산이다.

우기의 먹구름과 안개를 끼고 있는 산의 풍경과 싱싱한 초록색 풀잎들의 조화는 싱그러우면서도 우중충한 모순된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댓가는 그리 녹녹치 않았으니..

쉼없이 꾸불거리는 고갯길로 인해 라오스를 여행하는 대부분을 심한 멀미에 시달려야 했다.ㅜ.ㅜ



루앙남타는 정말 조그만 시골 마을.

몇 안되는 숙소와 나이트 마켓이 한 곳에 모여있다.

규모가 정말 작은 앙증맞은 곳.



루앙남타를 제대로 즐길려면 트레킹이 필수라고 한다. 만족스러운 트레킹 코스로 배낭족들 사이에서 이미 명성이 자자하며 라오스의 차기 대표 관광지로 주목받는 곳이기도 하다. 트레킹을 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루앙남타에서 바로 다음날 아침 루앙프라방으로 향했다.

여전히 계속되는 고갯길.

라오스는 도로사정이 정말 형편없었다.

차라리 비포장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 엉망진창인 도로..

사방으로 흔들려대서 잠을 자기도 힘들다.

게다가 화장실은 점심식사 때 딱 한번 뿐.

그 외에는 노상에서 해결해야했다.

평소엔 화장실을 잘 가지도 않으면서 이럴땐 또 왜이리 자꾸 가고 싶어지는지..ㅡㅡ



라오스에 가면 야채를 많이 먹으라고 하더라.

청정의 자연속에서 무공해로 자라난 싱싱한 야채들을 보니 그 말이 먼저 떠올랐다.

(나중에는 그 말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지만..먹을게 없으니 야채나 많이 먹으라는..ㅡㅡ;;) 



루앙 프라방은 오랫동안 내 로망 중 하나였다.

동남아에서는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탁발공양, 오래된 사원들, 순수한 사람들..

내 이미지 속의 루앙 프라방은 그랬다.



그런데 왠걸..

내가 그동안 품어왔던 환상과는 달리 루앙프라방은 이미 관광지로 완전히 개발된 상태였다.

나무랄데 없이 예쁘고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었기에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나는 여행자라기 보다는 구도자에 가까웠기에..)



루앙프라방을 감싸고 흐르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메콩강. 유럽의 분위기와 동남아의 분위기를 같이 느낄 수 있는 예쁜 호텔들. 운치있는 까페와 예쁜 골목길 그리고 매력적인 상품들을 진열한 기념품가게들.



깔끔하게 정돈된 예쁜 마을..

프랑스 식민지 때 지어진 건물들로 인해 유럽의 예쁜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밤이면 야시장이 열려 흥정만 잘하면 싼 가격에 독특하고 예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여자 여행자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여행지.

내가 원했던 것과 달라서 실망은 했지만 사실 여행지로서 이만한 곳도 없을만큼 매력적인 곳이긴 하다.



마을 곳곳에는 멋진 사원들이 있는데 태국식 사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조금더 단정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라오스 사원이 마음에 들었는데 특히 왓씨엥통은 20000낍이라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만큼 좋았다.

왓씨엥통은 민소매나 짧은 하의는 입장 불가.

입구에서 대여를 해주긴 하지만 미리 준비를 하고 가는 게 좋다.



왓씨엥통은 왕실의 의식을 주관 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왕의 장례에 이용되던 화려하면서도 위엄있는 운구 차는 이 사원의 큰 볼거리이기도 하다.



루앙프라방을 돌아다니다보면 이렇게 누룽지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묘하게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여행자들이 그렇게 많은 루앙프라방인데 사원 안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원을 천천히 둘러보며 사색에 잠기기,

예쁜 찻집에서 다이어리 쓰기,

메콩강가의 로컬 식당에서 라오비어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떨기..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하면서도 심심할 틈이 없는 이 곳에서 장기 체류를 해도 좋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는 동남아 중 유일하게 음식때문에 힘들었던 곳인데 라오스 음식이라곤 쌀국수 밖에 찾을 수 없었고 고기육수를 먹지 못하는 나는 그나마도 선택권이 너무 적었다. 그래도 그나마 루앙프라방은 양호한 편. 라오스의 가장 대표적인 먹거리인 바게트 샌드위치도 루앙프라방이 제일 맛있다.



저녁이면 야시장 골목 안쪽에 음식점들이 들어서는데 그 중 꼭 먹어봐야 할 건 바로 채식 부페!!



접시 가득 원하는 요리를 골라 담아 10000낍!

나의 탁월한 음식 쌓기 실력으로 일행들은 환호했으나 종업원들은 눈을 흘겼다.ㅡㅡ;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 똑같이 열심히 담는지라 한국인은..하며 눈쌀 찌푸릴 일은 아니었지만 가격도 저렴한데 너무 하나 싶어 미안하긴 했다.

어쨌든 고기 못먹는 내겐 특별히 더 환상적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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