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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꼴까따] 꼴까따 트램, 빅토리아 메모리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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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까따에서 오래 머물렀던 만큼 지금 돌이켜 보면 그 곳에 남은 추억이 참 많다.

당시엔 그저 사소한 일상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한장면 한장면 모두 소중하게 남아있다.

아침에 눈 뜨면 보이던 게스트하우스 방 안 풍경,

게스트하우스 사람들, 늘 가던 단골집 사람들과 나누던 따뜻한 인사,

그리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웃고 떠들던 일들..

그 가운데 하나인 낡은 트램의 추억..

꼴까따에는 아주 오래되고 낡은 트램이 달린다.

사실 달린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느릿느릿 가끔은 차들에게 길을 내어주기도 하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가듯 꼴까따 안으로 안내해주는 트램.

처음에는 호기심에 한번 타봤지만 수줍어하면서도 따뜻한 인도 사람들과 만나는 일,

차창을 통해 꼴까따의 역동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매력에 빠져

시간이 나면 트램을 타고 꼴까따를 여행했다.

그러다 마음이 가는 동네가 나오면 무작정 내려서 골목을 돌아다니며 걷기도 하다가

다시 물어물어 다음 트램 정거장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곤 했다.

그리고 우리의 산책코스 일순위였던 빅토리아 메모리얼.

여행자 거리인 서더스트리트에서도 도보 2~3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지나는 길에 마이단 공원과 에덴공원 등 녹지가 많아 산책하기 좋은 코스.

지 인도하면 여성들이 인권이 무시된 폐쇄된 생활을 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공원에 모여 앉아 토론을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공원 안은 정원이 깔끔하고 예쁘게 가꾸어져 있어 늘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벤치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한참을 근처에서 서성여야 했다.

빅토리아 메모리얼은 건축 당시 타지마할을 능가하도록 지으려 했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의 눈에는 그저 타지마할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느낌을 넘어서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래도 동서양의 느낌이 공존하는 빅토리아 메모리얼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특히 야경이 아름다웠다.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빛나던 한밤의 빅토리아 메모리얼.

그 바로 길건너에 있는 벌라천문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천문관으로 유명한데

인도인들에게는 그 자부심 때문인지 인기가 대단했다.

저녁 타임의 천체쇼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매일 하는 공연인데도 이런 인기라니...

궁금해서 관람을 해봤는데 의외로 볼만했다.

영어도 영국식으로 딱딱 끊어 말하니 알아듣기 편했고

천문학에 대한 아주아주 기초적인 것들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한여름밤 시골집 앞 평상에 누워 별을 보며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던 공연이었다.

 이 때 내 비행기표는 귀국일을 2주 정도 앞두고 있었다.

3개월의 인도일주를 계획하고 델리 인 첸나이 아웃으로 해두었는데 일주는 커녕 아직 반도 보지 못한 상태.

바라나시를 들렀다가 서로 이동해 라자스탄 지역을 보고 남인도까지 둘러보려면 당장 출발해도 일정이 빠듯했다.

아니면 많은 지역을 포기해야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직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고 인도는 여전히 너무 매혹적이었다.

아! 나에겐 다른 선택이 딱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돌아가는 티켓을 버리는 것!!

모아놓은 돈도 없고 돌아가서 살 길도 막막한데다 인도에 더 있는다고 뭔가 크게 달라질 것도 아닌데

말이 쉽지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한번 생각이 미치자 모든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한 방향으로만 뻗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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