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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폰디체리] 인도 속 작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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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디체리.. 이름이 예뻐 끌렸던 도시. 마말라뿌람에서 폰디체리까지는 차로 2~3시간이 걸린다. 마말라뿌람에서 버스로 이동할 수 있긴 하지만 첸나이-마말라뿌람-폰디체리로 가는 버스들이어서 우리가 이동하려 한 날이 주말이라 이미 첸나이부터 만원 버스. 마말라뿌람에서는 도통 멈추려고 하질 않았다. 1시간 넘게 기다리다 지쳐 결국 택시를 대절해 가기로 했다. 택시기사 아저씨 말로는 폰디체리가 주류세가 없기 때문에 주말에는 첸나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술과 관광을 즐기기 위해 폰디체리로 몰려간다고 한다. 저렴한 버스에 비해 택시는 훨씬 비싸긴 하지만 버스가 아예 멈추질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택시가 아무리 비싸다 해도 우리나라에서의 이동거리와 비용을 생각하면 훨씬 저렴하니 그렇게 만족하기로 했다.

 

 

폰디체리의 첫 인상은 너무 깨끗하다...였다. 도시 바로 옆에 벵갈만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네모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골목골목마다 예쁜 유럽풍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기꾼이 없어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고 도시 분위기 때문인지 거리의 사람들에게선 기품이 느껴지기도 했다. 인도보다는 유럽의 어느 작은 바닷가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오랫동안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 곳의 공용어 또한 프랑스어라고...

 

 

다리의 상처가 다 아물때까지 쾌적한 이 곳 폰디체리에 머물고 싶었지만 중요한 한가지를 잊고 있었다. 연말연시 기간이라는 것!!! 여행책자에 소개된 숙소들과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소개받은 숙소들을 다 가봤지만 모두 만실... 연말연시에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길게 휴가를 받아 스리 오로빈도 아쉬람에서 수행을 하거나 공동체마을 오로빌을 경험하기 위해 많이들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몇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고... 골목을 다 뒤지며 닥치는 대로 호텔을 찾아다녔지만 1박에 몇십만원씩 하는 고급 호텔을 제외하고는 전혀 남은 객실이 없었다.

 

▶ 사생대회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

 

아무리 돌아다녀도 숙소를 구할 수 없어 일단 터미널로 가보기로 했다. 바로 떠나는 버스가 있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당일 표는 구할 수가 없었다. 노숙이라도 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때 운 좋게도 꼴까따에서 만나 얼굴을 알고 지냈던 아저씨 한분을 버스 터미널에서 우연히 만났고 그 아저씨 도움으로 터미널 근처의 저렴하면서 그럭저럭 하루는 지낼 수 있을 정도의 청결함을 갖춘 호텔에 묵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터미널 근처의 사설 버스회사에서 다음날 출발하는 마두라이행 버스티켓을 예약했다. 그나마도 운좋게 예약 취소자가 생겨 손에 넣을 수 있었던 티켓이다.

 

▶ 간디 동상

 

버스 터미널 근처에 템포 정류장이 있는데 여기서 템포를 타고 비치로드 근처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10루피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사람이 가득 차야만 출발하고 정해진 노선대로 움직인다. 마을버스 같은 개념...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비치로드로 이동해 석양을 감상했다.

 

 

선선한 저녁 무렵이 되자 비치로드는 산책 나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방파제에 앉아 벵골만을 바라보며 즐기는 낭만... 비치로드 주변에는 그런 낭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바다전망의 고급 레스토랑들이 자리하고 있다.

 

▶ 스리 오로빈도 아쉬람

 

다음 날 마두라이행 버스는 저녁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짐을 꾸려서 숙소에 맡기고 폰디체리 산책에 나섰다. 폰디체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스리 오로빈도 아쉬람. 독립 운동가이자 수행자였던 스리 오로빈도는 현재까지도 존경받는 인물이다. 아쉬람 내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비치로드의 간디 동상 근처에서 길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푸른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나온다. 정부광장이라고 하는데 폰디체리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나무 그늘 밑에서 기분 좋은 낮잠을 즐기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등 한낮의 더위 피해 광장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이 곳 역시 인도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폰디체리는 근교의 공동체마을 오로빌(Auroville)로도 유명한데 개별적으로 다녀오기엔 접근성이 좋지 않아 불편하다. 비치로드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오로빌 투어에 참가하는 것이 좋은 방법. 하지만 숙소 문제 때문에 우린 오로빌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폰디체리까지 가서 오로빌을 들르지 못한게 지금까지도 후회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공동체 마을을 경험해보고 싶다.

 

 

스리 오로빈도 아쉬람에서 시내 방향으로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수로 근방에 아로마 샵이 하나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만도 즐거운데 가격 또한 착하다. 부피, 무게가 작은 물건들도 많기 때문에 선물을 고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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