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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질랜드 로드트립] 시드니, 내 워홀의 시작점이자 종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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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와의 재회


  워홀 생활의 시작점이었던 시드니.. 나는 그 곳으로 돌아가 파란만장했던 내 워홀 마침표를 찍었다.

시드니로 돌아간 제일 첫번째 이유는 뉴질랜드로 가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시드니-오클랜드 노선이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코스가 케언즈-시드니 구간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시드니로 돌아가야하는 이런저러 이유를 만들어 합리화 시키려고 했던 이유는 그 곳에 많은 추억이,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했던 시드니에서의 첫날밤. 우연히 백패커스 도미토리에서 동갑의 이태리 친구인 마르타를 만나 예상치 못했던 많은 유럽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지내는 하루하루는 늘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어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은 이미 모두 떠나고 없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일본인 치구들도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옮긴 후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재회하진 못했지만 그들과 나누었던 추억들은 여전히 시드니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비자는 이미 호주에서의 단 하룻밤만을 허락하고 있었기에 시드니에서의 계획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시드니에서 처음 일주일을 보냈던 엘리펀트 백패커스로 숙박을 정하고, 돈없을 때 저렴하고 맛있는 한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돈부리집에 들러 식사를 하고, 누군가를 만날 때나 축제 때 자주 찾던 달링하버, 늘상 지나다니던 마틴 플레이스와 피트스트릿, 윈야드, 타운홀 등을 둘러보며 추억을 회상하기로 했다. 떠난지 6개월만이지만 고향에 온듯 여전히 익숙한 시드니.. 마치 케언즈에서의 일들은 꿈이었던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ANZAC DAY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 기념일) 

 다음 날 비행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이른 아침 서둘러 본다이 비치로 향했다. 내 시드니 생활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단짝 친구 마르타와 만나기 위해서였다. 비행시간에 늦을 새라 급히 이동 중이었는데 이른 아침 거리 풍경이 심상치 않아 알아보니 이 날은 마침 4월 25일 ANZAC DAY라는 국경일이었다.1차 세계대중 중 터키의 갈리폴리에 상륙한(1915년) 호주 및 뉴질랜드군 (ANZAC)병사들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여행에만 신경쓰느라 미처 알지 못했던 것...

 

 마틴플레이스의 그동안 존재감도 없이 지나쳐 다녔던 전쟁기념 동상에는 헌화가 이어졌고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어차피 타운홀 쪽까지는 걸어야했기에 뜻밖의 볼거리에 신이난 나는 퍼레이드를 따라 함께 걸었다. 해당 전쟁은 아니겠지만 이미 백발이 된 참전 용사들의 행진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환호하며 예를 갖추는 모습은 굉장히 신선했다. 우리나라도 6.25나 광복절 때 이런 퍼레이드를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평소에 잊고 지내지만 그 하루만큼은 우리가 이렇게 멀쩡히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으로서 살 수 있게 해주신 고마운 분들을 상기시키고 그분들에게 마음의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워홀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한 친구


 본다이비치의 하늘과 바다는 여전히 눈이 시리도록 파랬다. 마르타를 기다리는 시간... 남자친구와의 오랜만의 재회만큼이나 떨리고 가슴 벅찼다.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진 않을까 조금은 걱정도 됐는데 멀리서 마르타의 모습이 보이자 나도 모르게 달려가 와락 안아버렸다. 시드니를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 때처럼...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마르타. 나 없는 동안 본다이에서 시도때도 없이 서핑을 즐긴다는 소식을 전해왔던 마르타는 나와 노스시드니에 살 때보다 훨씬 날씬하고 건강해진 모습이었다. 마르타의 새로 사귄 이태리 친구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너무도 빠르게 시간은 흘러 기약없는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여행의 길 위에서 누군가와 헤어질 땐 늘 '조만간 다시 만나자', '자주 연락하자'라고 얘기하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 알고 있다. 헤어지고 나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 바쁘게 살다보면 연락도 잘 못하게 될거라는 걸... 하지만 또한 우린 서로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잊지도 잊혀지지도 않을 거란 걸! 그러니 이 만남과 이별이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니란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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