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호주 시드니]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밤...6개월의 추억을 되뇌이며..

본문

반응형

2015. 10. 21

 

이제 몇시간 후면 난 케언즈에 있겠지..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밤...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별별 일들이 스쳐 지나가며 마음이 이상해진다...

 

처음 시드니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추위와 필리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좀처럼 시드니에 정이 가지 않았다.

발달한 대도시인 시드니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예쁘네..크네..비싸네..외국인이 많네...

이런 무미건조한 감정들 이외엔 아무 느낌이 없었다..

게다가 비싼 집세와 제멋대로인 집주인들은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시드니를 탈출하고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시드니에 붙든건...

물론 여유돈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쭉 같이 지내온 가족같은 친구 마르타, 그리고 스시스튜디오와 크레이프 갤러리의 동료들..

 

일본 워홀 때도 늘 느꼈던 거지만 난 정말 감사하게도 항상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

가끔 안좋은 일에 처해도 늘 이런 좋은 사람들 덕분에 견딜 수 있게 된다.

마지막인 오늘은 시드니에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해준 나의 사랑스러운 일터에서의 추억들이 송글송글 마음에 맺혀간다.

 

원래대로 저번주로 일을 관둔크레이프 갤러리(CREPE GALLERY)

생긴지 얼마 안된데다 위치가 좋지 않아 아직도 고전하고 있지만 이 곳 주인 부부는 항상 웃는 모습이다.

알바생들에게도 절대 하대하지 않는다.

일하는 것보다 받는게 더 많아 늘 몸둘 바를 모르게 하던 고마운 히라오카상, 마사미상.

케언즈로 가고 싶어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하자 '오~! 케언즈! 좋은데로 가네!! 잘됐네~'가 그들의 반응이었다.

들어간지 한달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만둔다고 하면 보통은 안좋은 내색을 하기 마련인데 전혀 그런게 없다.

 

'이제 못보게 된다니 너무 아쉽네.. 그래도 이왕 호주에 온거 많이 돌아다니며 보고 많이 배우도록 해~'

 

이 말이 얼마나 고맙던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마지막 날 마사미상은 헤이즈 초코렛을 선물로 주었고 히라오카상은 여행경비에 보태라며 100달러를 건넸다.

아 진짜 눈물나게 고마운 사람들...

인상 그대로 정말 착한 이분들..

빨리 가게가 자리잡고 이 가게의 맛있는 크레이프가 유명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좋은 기억만 있는 크레이프 갤러리와는 달리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던.. 때론 몸을, 때론 마음을 심하게 힘들게 했던

스시 스튜디오(SUSHI STUDIO)

한달째 됐을 때 너무 괴로워서 정말 확 그만둬버릴까 했었지만 내 특유의 오기...

그만둘때 그만두더라도 인정 받을때까지 한다..라는..

당시에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인생을 살까 싶지만 마지막에는 늘 버티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 오기 덕분에 늘 내 인생에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ㅋㅋㅋ

 

 

 

내 앞 뒤로 들어왔다가 엄격한 서비스 방식과 냉정한 매니저의 독설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많은 일본 워홀러들 속에서도 결국 혼자 살아남아

그 무서운 매니저에게 일잘하기로 인정받으면서 뒤따라 들어오는 아이들을 맡아 교육시키고 가게의 회계, 인사 등 주요한 일들에 영향권을 갖게 됐다.

 

작은 레스토랑에서 그게 머 별거라고..할 수 있지만 일본인들만 있는 일본가게에서 유일한 한국인이 일로 인정받음으로서 한국인은 일을 잘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그 생각이 건너건너까지 전해져 뒤에 오게 될 한국의 워홀러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대겨해 한다는ㅋㅋㅋ

 

떠나는 나를 위해 송별회까지 열어주고..

그 답례로 나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오늘 떡볶이를 만들어갔다.

평소 요리를 잘하지 않아 자신은 없었지만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굉장히 뿌듯~

그리고 점장인 다카상은 무료 식사를 내주었다. 40달러 정도는 나왔을 텐데...

 

미운정이 무섭다던데..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려 정말 떠나는게 서운한 이 곳...

스시 스튜디오에서 만난 정말 좋은 동료들, 친구들, 단골손님들...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꼭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