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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캐슬코브 부쉬워킹(castle cove bush walking) - 호주워킹홀리데이, 호주시드니 추천여행, 부쉬워킹,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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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는 가볼 곳이 참 많다.

호주가 워낙 볼거리가 많은 나라다보니 다른 지역도 가볼 곳은 많겠지만 시드니의 장점은 교통이 편하다는 것... 시티에서 버스나 트레인으로 조금 벗어나면 자연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호주에도 우리나라의 올레길, 둘레길 같은 걷기여행이 인기인데 이 곳에서는 이를 부쉬워킹이라 부른다.

 

시드니 부근에는 부쉬워킹을 위한 많은 코스들이 있다. 블로그에 여러번 강조했듯이 난 평소 걷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런 내게 부쉬워킹은 너무나도 흥미로운 테마.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부쉬워킹을 다닐 예정이다. 그 중 이번에 다녀온 곳은 시드니 북쪽의 윌로비(whillouby)지역에 있는 캐슬코브(caste cove) 

 

 

♥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정류장까지 이동을 포함해 총 3시간 30분 정도)

♥ 난이도 : 쉬움

 

지도에 해변을 따라 회색의 가느다란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부쉬워킹 트랙이다. 

 

 

먼저 시티에서 207번 버스를 타고 노스시드니를 지나 지도상에 트랙의 시작점으로 표시한 슈가로프(sugarloaf) 부근에서 하차.

지도를 보며 SUGARLOAF CR이라고 쓰인 이정표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섰다.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다가 갈림길에서 우회전...

계속 길을 따라 걷다 드디어 부쉬워킹 트랙 안내 발견!

 

 

다시한번 코스를 확인하고 출발~

이 곳은 전체 코스 중 1코스라 할 수 있는 HAROLD REID FORESHORE TRACK

 

 

평일이라 사람이 한명도 없어 좀 무섭기도 했지만 덕분에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이 코스는 힘들지도 않고 길 중간중간에 위처럼 안내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길을 헤맬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지도를 보면 두가지 코스가 가능한데

나는 해안을 따라 가는 편이 볼거리가 더 많을 거 같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가 봄을 실감케 한다. 왠지 설레게 되는 계절...

 

 

 

 

언뜻보면 강이나 호수로 보이는 이 곳도 실은 바닷물.. 우리나라에서는 보기힘든 이국적인 풍경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기본적으로 혼자 여행하기를 즐기는 나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길을 걸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멋드러진 풍광에 지칠 줄 모르고 앞으로 앞으로 향했다. 
 

 

 

 

 

 

이제 좀 출출하다 싶을 찰나에 나타난 벤치.. 이 곳까지는 한번도 앉을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대체 어디서 먹어야하나 고민했었는데..어쩜 이렇게 절묘한 곳에 벤치를 마렸했는지ㅎㅎ

멋진 풍경을 눈앞에 두고 숲속에서 자연에 둘러쌓여 혼자 느긋하게 즐기는 식사는 그게 고작 샌드위치였다 하더라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여겨졌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한 나는중간에 무서운 나무를 발견했다. 피흘리는 나무...

처음에 피가 잔뜩 묻은 나무 가지를 보고 기겁했는데 자세히 보니 나무에서 떨어진 빨간 수액.. 정말 얼핏 봤을 때 피처럼 보여 순간 별별 상상을 다 했다.;;;

 

 

열대우림같은 풍경 너머로 주택단지가 바라다보인다.

웅장한 자연 안에 도시가 어우러져 있는 이 모습이 바로 시드니의 매력이 아닐까..

한국에서 뒷산 약수터로 산책가듯 호주 사람들은 이런 곳을 산책하고 있는 것이다.ㅎㅎ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마을..

이런게 바로 전원마을이지 싶은...

바로 앞엔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있다.

 

 

수도가 있으니 이 곳에서 손도 씻고 목을 좀 축인 후 다시 두번째 코스를 향해 출발~  

 

 

이 마을을 조금만 걸으면 바로 두번째 코스의 입구가 보인다.

 

 

North arm walking track으로 시작되는 두번째 코스..

여기서부터는 길이 조금 더 험하고 갈림길도 많고 이정표가 없는 곳도 있어 첫번째 코스보다는 좀 어려운 편이었다.


 

여우 관리 구역? 여우 개체수 조절을 위해 독미끼가 놓여있으니 애완견은 통제한다는 거 같은데..

그 정도로 여우 출몰 지역이면 사람은 괜찮은건가?? 여우는 야행성이니 괜찮은건가??

갑자기 겁이 좀 나면서 전에 일본에서 닛코 센죠가하라를 혼자 트래킹하던 중 곰출몰지역이니 주의하라는 팻말을 발견했던 기억이 났다.;;;

 

 

숲속 깊은 곳까지 들어서자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이 바로 호주라는 게 떠올랐다. 이 곳에 나는 언제나처럼 즉흥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시간을 보니 아직 이른 시간이고 날씨도 좋길래 오늘은 트래킹을 해도 좋겠구나 싶어 급하게 도시락을 싸고 이미 전에 알아봐둔 이 곳 캐슬코브로 목적지를 정했다.

 

그 말은 즉 내가 이 곳에 온 걸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혼자뿐이란 것...내가 이 곳에서 갑작스런 사고를 만나거나 길을 잃어 숲속에 갇힌다해도 날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혼자 있다보니 별별 상상을 다하게 된다.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성 만큼은 사실...

갑자기 공포감에 사로잡혀 당장 SNS에 글을 남겼다. 이것도 중독인건가?ㅋㅋㅋ 그래도 이럴때 SNS가 효과적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걱정과는 달리 특별히 위험할 것도 없었고 걷기 좋은 길이 이어졌다. 

 

 

 

 

 

신기한건 일하느라 가게 안에서 걸어다니는 건 평지인데도 피곤한데 이런 숲길은 전혀 피곤하지 않은 것..눈이 즐거우니 마음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우니 몸도 즐거운 모양이다.^^


 

마치 길안내를 하듯 여러번 내 앞에 날아들었던 새..한국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야생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시드니에서의 트래킹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잔잔한 호수같은 바다 위로 평화롭게 떠있는 하얀 요트들..이 모습이 시드니의 가장 대표적인 미(美)가 아닐까.

하지만 이 사진에는 숨은 비화가 있었으니...

이걸 찍으려다 언덕에서 미끄러져 덤불에 손이 베고 말았다. 어질때 본능적으로 손으로 눈쪽을 가리지 않았다면 말 큰일이 날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부쉬워킹 중에 부쉬에 손을 베어 그 여행의 흔적을 확실히 남긴 나..ㅡㅡ;

 

 

 

 

사진을 찍으며 혼자 쉬엄쉬엄 걸어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정상적으로는 총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걷기 쉬운 코스였다.

길도 평탄한 편이고 풍경도 좋아 가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곳. 


 

이 캐슬코브엔 또하나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innisfallen castle.. 말 그대로 성이다. 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어디에도 정확한 위치가 나와있지 않아 찾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위치를 알아낸건 부동산 사이트..ㅋㅋ 이 성과 토지를 판매한다고 올라와 있었다. 어렵게 찾은 성을 보러 잘 정돈된 아름다운 정원의 마을을 감상하며 걸었다.


 

 

Cherry Pl.. 이곳이 바로 성이 있는 곳.. 화살표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바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성이라고 해도 유럽의 고성과는 다른 현대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1903~1905년에 걸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성보다는 이 곳의 정원이 궁금했는데 사유지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에 겁을 먹어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겉에서만 맴돌다 왔다. 센서라도 작동하면 귀찮은일이 생길거 같아서..;;

 

 

성까지 봤으니 이제 돌아갈 차례... 마을을 벗어나 큰길로 나가기 위해 Deepwater Road를 따라간다.

이 곳에는 정말 멋진 집들이 많았는데 특히 익스테리어라고 하는, 정원을 포함한 가옥의 야외 공간을 꾸며놓은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역시 가든디자인을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한번 불끈~

 

 

 Deepwater RD에서 Castle cove DR길로 들어서서 10분여를 걷다보면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버스 정류장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시드니는 그저 한국사람 많은 대도시라고만 생각하는데 구석구석 좋은 곳이 많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곳 캐슬코브의 집들을 보면 커다란 암석, 절벽 등을 그대로 활용하여 지어진 집들이 많다. 정원 역시 야생 그대로를 최대한 활용하려 애쓴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 나라도 이런 노력들이 일반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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